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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콕] JP모건 동북아시아 담당 애널리스트, 메릴린치 한국법인 공동대표, 삼성증권 초대 리서치센터장, 1세대 한국 헤지펀드 매니저. 30대의 젊은 나이에 국내외 금융업계에서 누구보다 화려한 이력을 남긴 투자전문가 이남우 씨(56)가 주식교육자로 돌아왔다.

그는 4년 전부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소속 객원교수로서 언더우드국제대학(학부)과 대학원에서 재무분석, 산업분석, 기업거버넌스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연대생의 주식 멘토 역할을 하고 있는 이 교수가 초급·중급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투자지침서 `좋은 주식 나쁜 주식`을 최근 펴냈다.

그는 안정적인 수익을 올려줄 좋은 주식으로 △패밀리 기업 △브랜드가치가 높아지는 기업 △대규모 연구개발(R&D)로 진입장벽을 쌓는 기업을 꼽았다.

반대로 피해야 할 나쁜 주식으로는 △화려한 사옥을 짓는 기업 △내수 시장에서 장사하는 기업 △정부의 간섭을 받는 기업을 꼽았다.

이 교수는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대해

"지난 10년간 배당을 포함해 매년 수익률이 약 16%였다"면서

"그 정도의 수익률이 앞으로도 5년 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 매력적"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적정 주가 수준에 대해서는 2022년 영업이익을 약 70조원으로 가정했을 때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무렵 9만5000~11만5000원에 도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정치권, 국민연금 투자 관여는 난센스"


Q. 본인 소개.

A.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로 있습니다. 연세대에 부임한 지 4년 정도 됐습니다.

그 전에는 30년 정도 국제금융·투자 전문가로 활동했습니다.

그 중 절반 정도는 홍콩에서 근무했죠.

삼성증권 초대 리서치센터장을 20년 전에 했습니다.

제 개인 헤지펀드를 싱가포르에 만들어서 외국인 전용으로 3년 정도 운용했습니다.

한국 헤지펀드 1세대라고 할 수 있죠. 메릴린치 한국 공동대표와 아시아·태평양 헤드도 맡았습니다.

우리나라가 1992년에 주식시장이 외국인 개방되고 나서

홍콩에서 한국 전문가 수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1993년에 JP모건 홍콩 아시아태평양본부 리서치에 조인했습니다.

홍콩 전체적으로 금융권에 한국 사람이 10명도 안 됐습니다.

저는 동북아 IT 회사들 위주로 커버했습니다.

당시 일본이 엄청난 대국이었고 소니를 커버하는 기회도 있었습니다.

Q. `좋은 주식 나쁜 주식` 집필 이유.

A. 제가 연세대에서 재무분석, 산업분석, 기업 거버넌스 3개 과목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론보다 실무 위주,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론과 접목해서 가르치고 있어요.

콘텐츠는 3~4년 해오니까 쌓였는데 이걸 일반인 투자교육용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작년 여름에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물리적인 시간이 많아졌고

가을부터 4달 동안 집필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낸 책입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을 할 때도 낼까 했었는데 당시 그룹에 문의하니까

`현직 임원이 책을 내는 게 좋은 것 같지 않다`고 해서 접었습니다.

지금은 현역으로서는 아니지만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초보자부터 중급자까지 읽을 수 있는 책을 쓴 것입니다.

Q. 외국인은 코스피 3000 비싸다고 보나.

A. 외국인들은 지수 자체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난 10~20년 동안 외국인 매매 상당 부분이 알고리즘 기계 주문 위주로 바뀌었습니다.

외국인이 얼마를 팔고 샀다는 게 방향성이나 규모로는 큰 의미는 없어요.

다만 뮤추얼펀드(공모펀드)와 헤지펀드로 나누어보면 뮤추얼펀드가 벤치마크 하는 게

MSCI코리아지수인데 코스피 3000이면 올해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 13~14배,

배당수익률 1.5%가량 됩니다.

올해 이익이 많이 증가한다는 가정에 그 정도입니다.

과거 역사나 다른 신흥국과 비교할 때 저평가는 아니라고 부담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업종별 종목별로 호재가 별로 없습니다.

한국은 대형주 가운데 성장하는 기업이 없다는 얘기를 외국인이 많이 합니다.

그나마 성장 모멘텀이 보였던 배터리 주식도 폭스바겐 악재로 주가가 묻혀버렸죠.

뮤추얼펀드 입장에서는 현재 시장은 상당히 부담이 가는 수준이라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헤지펀드들은 공매도가 기본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최근 잠잠합니다.

몇 달 뒤 공매도가 허용되면 개별 롱숏하면서 외국인 주식 매매 모멘텀이 생길 것입니다.

Q. 국민연금 매도 논란, 어떻게 보나.

A. 정치권, 일부 개인투자자연합에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이 난센스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연금은 가이드라인이 있고 중장기 자산배분 원칙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이런 논란은 공매도와 비슷합니다.

작년 코스피가 바닥에서 거의 두 배 가까이 올라왔습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분들은 주가가 계속 오르기를 바라는 분들입니다.

그 의도 자체가 개인적인 이득을 위한 것입니다.

결국 연기금 같은 중요한 기관은 중장기 자산배분 원칙에 의거해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올해 연말까지 국내주식 비중을 17%로 줄여야 한다고 하죠.

주가가 많이 올라 그런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현재 비중이 20% 넘고 있어 줄여야 한다면 (계획한대로) 줄여야 할 것입니다.

국민연금 자산배분 가이드라인이 국내주식 비중을 축소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10~20년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의 총수익률을 비교해보면

국내는 연 7% 정도, 그마저도 삼성전자를 빼면 연 5%도 수익이 안났습니다.

반면 미국주식은 과거 30~50년 연 10% 수익이 났습니다.

해외가 성장성도 높고 장기적인 성과가 좋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해외주식 비중을 높인 것이죠.

이러한 원칙은 지켜져야 하고 개인투자자나 정치인들의 압력에 굴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 적정주가 9만5000~11만5000원"


Q. 삼성전자 주가는 얼마나 갈까.

A. 제가 반도체 전문 애널리스트가 아니니까 목표주가를 제시한 것은 아닙니다.

최근 국내 증권사 리서치가 약화됐다고 생각합니다.

목표주가를 보는 데 있어 프레임워크가 좀 잘못된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 같은 경기민감주는 언제 피크 어닝(기업 이익의 최대치)이 이뤄지는지 따지고

그때 이익률을 가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삼성전자는 2018년이 과거 사이클에서 이익의 피크였고

주가는 2017년 말에 피크였습니다.

이번 사이클은 2019년에서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중인데,

애널리스트 컨센서스는 2022~2023년 정도를 피크로 보고 있습니다.

업사이클일 때 애널리스트들이 보수적으로 보기 때문에

2018년 영업이익률 실제 수치 24%를 2022년에 적용해 본다면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70조원 정도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에 PER 몇 배를 곱할 것이냐인데, 과거 사이클은 피크일 때 PER가 9배 정도였습니다.

저는 아직 저금리이고 삼성전자 배당률도 높아졌기 때문에

과거보다는 목표 PER가 높아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PER 12~15배를 곱하면 주가가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

9만5000원에서 11만5000원 정도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비단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경기민감주 가격을 전망해보는 프레임워크로서

저의 책에서 사례 제시를 해본 것입니다.

Q. 삼성전자 vs 애플.

A. 실제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최고의 IT 하드웨어 업체로 자타가 공인합니다.

하지만 애플은 여전히 프리미엄 아이폰에서 돈을 많이 벌고

애플 서비스에서 이익이 많이 나서 올해 이익이 75조원 정도 예상됩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예상 이익이 40조원입니다.

일단 이익 규모 자체가 애플이 2배가량 큽니다.

다른 것은 애플은 PER가 30배 초반인데

삼성전자는 PER 14배 수준입니다.

PER 차이는 거버너스 이유도 있지만

워낙 국제금융시장은 삼성 같은 자본 집약적인 모델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삼성은 매년 30조원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 사업모델입니다.

그것이 초격차를 만드는 삼성의 강점이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애플 같은 연구개발(R&D) 중심, 제조를 가급적이면 직접 안하는

자산경량적인 모델을 좋아합니다.

애플은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 플랫폼 기업으로 인식이 돼서 주가가 재평가됐습니다.

결국 두 기업의 비즈니스모델 차이인 것 같습니다.

투자 측면에서 삼성전자와 애플 둘 다 매력적인 주식입니다.

제 생각에는 삼성전자라는 세계 최고 IT하드웨어 기업이

한국 기업이어서 동학개미가 쉽게 살 수 있다는 건 행운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년간 배당을 포함해 매년 수익률이 약 16%였습니다.

그런 정도 수익률이 앞으로도 5년 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매력적입니다.

애플은 최근 5년간 매년 20% 이상 수익률이 났는데

앞으로 성장성도 둔화되고 주가 수익률도 둔화될 것입니다.

다만 이 회사는 매우 주주친화적입니다.

매년 70조원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둘다 좋은 주식이어서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은 공평하지 않은 질문인 것 같습니다.

Q. 서울 아파트 vs 미국 주식.

A. 최근 주식시장 있는 분들이 부동산은 아니고 주식에 올인하다고 하는데

그건 난센스라고 봅니다.

과거 데이터를 보고 얘기해야 합니다.

아파트 등 부동산이나 주식 총수익률을 볼 때는 주가나 집값뿐만 아니라

배당수익과 임대수익을 같이 포함해야 합니다.

서울 아파트값이 최근 많이 올랐지만 10년을 보면 연 수익률이 8~9%입니다.

한국 주식은 연 7%, 삼성전자를 빼면 연 3%에 불과합니다.

반면 미국 주식은 연 수익률이 10%가 넘고

전 세계 주식은 연 10% 정도입니다.

해외주식, 특히 미국주식이 장기적으로 높은 성과를 보여줬습니다.

국내에서는 부동산이 주식보다 높은 성과를 보여줬습니다.

부동산은 투자하면 안 된다는 것은 난센스입니다.

부동산은 레버리지(대출)를 이용할 수 있어서

투자수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부동산 수익률은 둔화될 것 같습니다.

가격이 오른데다 금리도 상승하고 인구도 중장기적으로 감소하니까

아파트나 부동산의 수익률은 과거보다는 못할 것 같습니다.

주식과 부동산은 둘 다 위험자산이어서 장기적인 수익률은 나올 것입니다.

길게 보면 해외주식이 장기적인 성과를 계속 좋게 낼 것 같습니다.

부동산은 피할 건 아니고 여력이 있어 투자할 수 있으면

레버리지를 활용해 장기적으로 보유하면 좋은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그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50~100년의 데이터가 증명하는 사실입니다.

부동산도 좋은 투자대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려한 사옥 짓는 기업은 피해라"


Q. 테슬라의 CEO 리스크, 대응 방법은.

A.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모두 천재 경영자입니다.

계산을 정확히 하긴 어렵지만 각 기업에서 CEO가 차지하는 비중은 10~20% 이상일 것입니다.

머스크는 키맨 리스크가 있다.

이분은 과거 히스토리를 보면 고등학교, 대학교 때부터 천체물리학자처럼 화성이나 우주에 빠졌습니다.

트위터 90% 이상이 그 얘기입니다.

지금도 `스페이스X`에서 상당한 시간을 보내고 있죠.

이 분이 과거 두 차례 기업을 만들고 그 돈으로 투자를 했습니다.

올해~내년은 아니지만 테슬라가 어느 시점이 되면

일부라도 엑시트해서 화성 프로젝트에 올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그게 테슬라의 장점이라 리스크여서 그걸 회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Q. 남성보다 여성이 투자 잘한다?

A. 전문 펀드매니저에 관한 데이터는 한국의 경우

여성 대 남성 운영성과를 비교한 것이 없습니다.

미국은 데이터가 있지만 측정 방법에 따라 결과가 좀 다릅니다.

결론은 아직 없습니다.

다만 개인 투자자를 놓고 보면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들이

장기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꾸준히 여성 개인투자자들이

남성 개인투자자보다 수익을 많이 냈습니다.

남성들이 매매를 많이 하는데, 남성들의 경우 `내가 이 주식을 잘 안다, 적정주가를 안다`는

자신감 때문에 과도하게 매매를 하는 것입니다.

NH투자증권이 지난해 신규계좌 개설 고객들의 연령대별 수익률을 분석하니까

가장 높은 수익을 낸 사람들이 30·40대 여성으로 26% 정도였습니다.

20대 남성의 평균 수익률이 약 4%로 가장 비중이 낮았죠.

연세대에서 제가 수업을 해보면 젊은 남학생들이 트레이딩을 많이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Q. 화려한 사옥 짓는 기업 피해라?

A. 제가 책을 쓰면서 피해야 할 첫 번째로 꼽은 것이

과도하게 화려한 사옥을 짓는 기업이고, 아모레퍼시픽과 현대차를 사례로 들었습니다.

월가에서도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야후도 과도한 사옥을 지어서 버라이즌에 팔렸고,

미국 대표 일간지 뉴욕타임스도 빚으로 8억달러가 넘는 사옥을 지어

금융위기를 못넘기고 반값에 판 다음에 세 들어 살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신사옥의 저주`라고 한다.

한국에서도 쌍용투자증권이 대단한 사옥을 지은 다음 건물도 팔고 회사도 넘어갔죠.

아모레퍼시픽이 용산에 아름다운 사옥을 갖고 있습니다.

2014년 공시를 보면 땅값을 빼고 5200억원을 투자했는데

당시 자기자본 대비 20%였습니다.

저는 과도했다고 봅니다.

그 이후 사드 등 외부요인이 좋지 않았지만 아모레퍼시픽이 6~7년간 하향 곡선을 그렸다.

작년에 새로운 최고경영자도 오시고 초심을 다지는 것 같아 잘되길 바랍니다.

건물로 인한 해프닝은 끝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성과는 새로운 경영진의 몫입니다 .

현대차도 비슷한 케이스였습니다.

2014년에 삼성동 사옥 용지를 예정가보다 2~3배 가격에 사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계산해보면 2019년까지 현대차 ROE가 계속 빠집니다.

2019년은 정의선 회장이 100% 파이낸싱이 아니고

외부 연기금 자금도 받고,

건물 층수를 낮추는 방향으로 합리적인 대안을 찾았습니다.

화려한 사옥은 결국 초심을 잃는 경우가 많아서 그게 해프닝을 만듭니다.

앞으로도 그런 회사들이 생기면 투자자가 피해야 할 것입니다.

Q. 투자자에게 마지막 조언.

A. 투자는 좋은 업종과 종목을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인이 써본 것, 잘 아는 것에 투자해야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개인투자자가 3종목을 들고 있다면 2종목이 20~30% 수익 나도

한 종목이 50%가 빠지면 수익이 없는 겁니다.

자신이 모르는 종목을 남의 얘기만 듣고 사면

그러한 가능성이 언제든 있습니다.

내가 투자한 회사의 제품이 확실히 경쟁력이 있고

고객이 있다고 확신하면 그런 일은 생기지 않습니다.

본인이 잘 아는 기업에 투자해서 실수를 줄이는 게 개인투자자로서 장기적으로 성공하는 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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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동안 칼 한자루만 갈겠다는 중국(3/17)

경제 2021. 3. 17. 13:06 Posted by 꿀사과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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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고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렸다. / 사진=연합뉴스

작은 영토의 나라 한국이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으로 살고 있는 것은

우리의 기술력에 바탕을 둔 수출의 힘입니다.

무역이 국내총생산(GDP)의 62%를 차지하는 한국의 경제구조상

수출은 한국경제의 엔진입니다.

1980년대에 미국이 재채기하면

한국은 감기가 드는 상황이 연출되었지만

이젠 달라졌습니다.

베이징 나비의 날개 짓이 서해를 건너면

바로 한반도에는 강풍으로 돌변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총수출의 30%를 중국에 하고 있고

전체 무역흑자의 86%를 중국에서 벌어 오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상은 이미 사드사태, 한한령(限韓令),

미중무역전쟁 등에서 자주 나타나고 있습니다.


양회의 기자회견에서 주목할 나라 '일본'


그래서 경제적인 측면에서 한국은 중국의 일거수일투족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2021년 중국의 최대정치행사인 양회의가

지난 3월11일 리커창 총리의 내외신 기자회견을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표의문자의 나라 중국은 '키워드 정치'를 합니다.

비유와 은유를 섞어서 말하는 것이 일상화돼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중국정부의 발표를 보면 추상적인 단어의 나열로만 보입니다.

2021년 리커창 총리의 정부업무보고서에는

1만6510자나 되는 방대한 양이지만 단 한 개의 표나 그림도 없습니다.

양회의 마지막날 국무원을 책임지는 총리의

기자와 직접 일문일답을 하는 내외신기자회견이 관심을 끕니다.

리커창 총리의 내외신기자회견은 장장 2시간20분에 걸쳐 진행됐고

11명의 내외신기자가 다양한 방면의 질문을 했습니다.

리커창 중국 총리.(사진=연합뉴스)

기자회견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필자가 항상 관이번 기자회견에서 필자가 주목한 것은 일본입니다.

원래 5개 언어로 통역을 실시했지만

올해에는 일본어를 추가해 6개 언어로 통역을 실시했습니다.

그만큼 중국이 일본을 중시한다는 얘기겠지요.

질문한 외신기자로는 미국, 스페인,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5개국 기자가 질문했습니다.

본은 3번째로 질문했고 질문을 한 외신기자중에서 한국기자는 없었습니다.

'군복만 안 입었지 외교관은 전사(战狼外交官)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투적인 중국외교는 전인대 기자회견도 외교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중국의 올해 외교의 방향을 설명하는 왕이 외교부장의 기자회견을 보면,

참석 외신기자 49명 중 중국과 싸움 중인 영국에 대해

영국기자는 로이터 1명만 허가했고 BBC는 참석을 불허해

중국의 좁쌀 같은 속내를 보여주었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의 기자회견에 외신기자의 질문순서는

러시아→이집트→미국→ 프랑스→아랍에미리트→ 싱가포르→ 일본 순으로

일본은 7번째로 질문했습니다.

한국기자에게는 질문권이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중국 이슈에 관해

우리 끼리 친중이네 반중이네 하면서

매일 서로 편갈라 치고 받고 하지만

정작 중국은 한국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이번 양회의 기자회견을 보면

중국은 한국에 별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한국보다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아세안-쿼드 전략'의 중심에 있는

일본에 더 많이 집중하고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칼 한다는 검객, 10년을 두고 칼을 간다면?


지난 9년간 리커창 총리의

정부업무보고와 양회의 마지막날 기자회견을 계속 지켜봤지만

필자는 이번 양회의를 보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리커창 총리가 대수롭지 않은 투로 슬쩍 흘린

'10년간 칼 한 자루 간다는 심정으로(십년마일검:十年磨一劍)'

중국의 목을 조르고 있는 분야의 첨단핵심기술을 개발하겠다는 한 마디였습니다.

십년마일검(十年磨一劍)이란 말은 당나라 시인 가도(贾岛)의 오언고시,

'검객(剑客)'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십년을 두고 한 자루의 칼을 갈아,

서릿발 같은 칼날을 만들어서

아직 시험하지 못했는데 오늘 그대에게 이 칼을 보여준다는 내용입니다.

십년을 두고 칼 한자루를 간다는 말은

원래는 불의를 무찌르기 위해 원대한 계획과 결심을 가졌다는 말이지만

어떤 목적을 위해 때가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준비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미·중의 무역전쟁이 별 소득 없이 끝나면서

미국은 중국을 무역이 아닌 기술로 목을 조르고 있습니다.

5G장비에서 세계1위인 화웨이를 필두로

중국최대의 반도체회사인 SMIC를 비롯해

중국의 첨단기술기업들에 대해 미국시장에서 상장폐지 위협과

자금조달과 지수편입금지, 핵심부품인 반도체공급제한

그리고 미국기술이 10%이상 들어간 제품과 기술판매제한 등으로

중국 첨단산업의 목을 죄고 있습니다.

무역전쟁에서 사사건건 미국에 대들던 중국도

미국이 반도체에서 기술과 제품의 공급중단 카드를 꺼내 들자

바로 난리가 났습니다.

첨단기술 국산화가 바로 중국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국가의 최대과제가 되었습니다.

중국,

장기전에 강합니다.

미국의 '중국의 목을 조이는(卡脖子)' 핵심 첨단기술에 대해

총리가 직접 나서서 기술국산화에 목숨 건다는 얘기를

'10년간 칼 한 자루 간다'는 말로 에둘러 표현한 것입니다.

중국은 이번 양회의에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중국의 빅픽쳐를 제시하는 14차5개년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중국은 향후 5년간 2025년까지

반드시 육성할 8개 첨단산업과 2035까지 완성할 6대 첨단 과학기술을 제시했습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지난 11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서 각종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대첨단기술은

지금 미국과 경쟁하는 핵심분야가 모두 망라되어 있습니다.

희토류 같은 첨단 신소재산업,

고속철도 같은 중대기술장비 산업,

스마트제조 및 로봇기술,

항공기엔진 및 가스터빈,

위성통신,

신에너지차와 스마트카,

첨단 의료장비와 신약,

첨단 농업기계 장비 등입니다.

향후 15년간 달성할 7대 첨단과학기술은

인공지능, 양자정보, 집적회로, 뇌 과학, 유전자 바이오 기술,

임상의학과 헬스케어, 우주 심해 극지탐사 기술이 망라되어 있습니다.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나라 중국은

계획 잡은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이루는 나라입니다.

트럼프의 어설펐던 미·중전쟁이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을 제대로 각성 시키고

그간 중국이 감히 꿈꾸지 못했던 첨단기술 개발에 대한 도전의지를

불태우게 만들어 버린 상황입니다.

중국은 전반적인 사회시스템의 효율은 떨어집니다.

하지만 한번 목표를 세우면 강한 집중력과 통제력

그리고 사회자원을 총동원해 모든 국가의 역량을 집결시켜

목표를 반드시 이룬다는 점을 두렵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과의 기술전쟁에서 중국이 독하게 마음먹고

10년간 칼을 간다면 그 날카로운 칼날의 끝은 미국만 겨누게 될까요?


반도체만 앞서는 한국…중국기업 주식에도 관심 가져야


최근 과기정통부가 미국을 100%로 할 때

국가별 중점과학기술 수준과 기술격차를 비교한 자료를 냈습니다.

한국과 중국의 기술수준 변화를 보면

한국은 2018년에 중국에 비해 0.9% 앞선 수준이었지만

2020년에는 겨우 0.1%차이 밖에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기술 시차는 3.3년으로 같은 수준입니다.

11개 중점과학기술 분야를 보면

우주항공, 해양기술, 국방, 생명보건의료, 에너지 지원, ICT/SW분야에서는

이미 중국이 한국을 앞서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0년 기준으로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제품의 구성을 보면

소비재가 5%, 원자재가 32%, 자본재가 62%입니다.

그래서 중국의 원자재와 자본재에서

기술 굴기의 최대 피해자는 미국보다 먼저 한국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중국이 집중하는 2025년까지의 중요산업은

모두 한국이 집중육성해야 하는 산업과 겹치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중국의 '10년간 칼 한 자루 간다는 심정으로(십년마일검:十年磨一劍)'

첨단기술 개발하겠다는 말을 옆집의 허풍으로 들어서는 안됩니다.

중국보다 기술에서 한발 앞서지 못하면

지금 누리는 원자재와 자본재에서 대중국 특수는 5년내에 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검의 고수에 칼로 덤비면 다칩니다.

제조업에서 이젠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한 중국에게

전통제조업으로 계속 경쟁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요즘 한강의 기적을 이룬 나라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지속적으로 한국 비중을 줄이고 있습니다.

모진 놈 옆에 있다가 돌 맞는 격이 되었습니다.

한국의 9대 주력 수출품목 중에서 세계시장점유율이

중국보다 큰 것은 반도체 하나 밖에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한국이 세계평균을 못 따라가는 성장을 하기 시작한 지가

2011년이후 10년이 넘었습니다.

중국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에 신규편입 되면서

한국비중이 계속 줄어들자 성장하는 나라 중국비중을 계속 높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중국제조업과 기술력의 부상,

너무 속상해 할 일만은 아닙니다.

한국이 세계 최고인 메모리반도체도 미국에서 일본, 한국으로 이전해온 산업이지요.

미국과 일본이 메모리 반도체를 한국에 넘겼다고 그리 애통해 하지 않습니다.

미국, 일본은 자기네 나라 반도체기업의 뒤통수친 한국의 반도체 회사,

삼성전자의 주식을 사서 묻어둔 것입니다.

제조업에서 중국에 당했다고 징징거리고 만 있을 건 아니고

미국과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한국기업 뒤통수 친 중국산업에서 최고의 중국기업의 주식을 사서 묻어두는 것이

최선의 복수일 수 있습니다.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젠 손과 기술을 일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일하게 시켜 중국의 고성장과 신기술개발의 과실을 따오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관심있게 보는 것은 통역언어와 질문하는 외신기자의 순서입니다.

이것은 바로 중국의 외교에서 어디에 관심있고

어떤 나라에 많이 관심을 두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한경.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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