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살 수 있다는 것 보면 돈 같기는 한데
중앙은행에서 찍지 않는 것 보면 돈 아닌 것 같고 …
학생은 비트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요?’
대학입시 수시면접 때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학생들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학교 공부만 열심히 해서 비트코인이라는 말 자체를 들어본 적이 없는 학생이라면? 우물쭈물하다가 시간이 다 지나고 만다. 반면, 학교 경제 동아리에서 친구들과 비트코인과 관련한 한국경제신문 기사를 스크랩하고 토론을 해본 학생이라면? “빙고! 꿀 빠는 질문이 나왔네.”
면접위원의 질문은 학생에게 비트코인을 기술적으로 설명해보라는 것이 아니다. 비트코인에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이 쓰였는지 면접위원도 잘 모를 수 있다. 면접위원이 물어보고자 하는 내용은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비트코인이 암호화 화폐라고 하는데 화폐인가? 화폐라면 중앙은행이 발행하도록 돼 있는데 민간이 화폐를 발행할 수 있는가? 비트코인을 내면 피자를 준다는데 어떻게 그렇게 되는가? 화폐가 아니라면 그것은 무엇인가? 왜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하고 급락하는가? 이에 대한 생각을 말해보라는 것이다. 이 중 하나만 제대로 대답해도 면접위원은 고개를 끄덕이고 점수를 줄 것이다.
비트코인을 만든 사토시 나카모토(누군지 아직도 모른다)는 이런 질문들을 심각하게 생각했던 천재인 듯하다. 그는 새로운 화폐를 구상했다. 화폐를 필요에 따라 마구 찍어내는 중앙은행 대신 총 공급량을 2100만 개로 고정한 비트코인을 발행하겠다는 괴팍한 생각을 했다. 그는 비트코인으로 거래하는 네트워크, 즉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그것이 바로 블록체인이다. 컴퓨터에 운영체제(OS)가 있듯이 비트코인 거래에도 운영체제가 필요했던 것이다.
지금 비트코인은 많은 논란에 휩싸여 있다. 발행 주체가 불확실하다. 종이돈은 정부와 중앙은행이 그나마 지급을 보증하지만 비트코인은? 개발자인 사토시는 이 질문에 역으로 질문한다. “정부가 찍은 돈이 휴지조각이 되기도 하는데 정부 보증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우리가 돈이라고 믿고 쓰면 돈이 된다는 것이다. 옛날 사람들이 돌과 조개를 화폐로 썼듯이. 그래도 사람들은 돈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에 불안해 한다.
요즘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사려 한다. 또 어떤 사람은 비트코인으로 쇼핑과 거래를 하기도 한다. 한국 정부는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금융상품으로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개인들은 비트코인으로 무엇인가를 하려 한다. 이 갈등의 승자는 어느쪽일까?
출처 : 21/1/25.한경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0. "비트코인 급락한다"…이번엔 적중한 '고장난 시계' 루비니
1월 15일 '비트코인 급락' 대체로 적중
미국의 유력 경제지인 월스트리트저널은 23일(현지시간) 한국계 투자 전문가인 토머스 리 씨를 집중 조명했습니다.
토머스 리 미국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 공동 창업자.
월가의 유명 리서치 기업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FGA)의 공동 창업자인 리 씨는 대표적인 시장 낙관론자(permabull)로 꼽힙니다. 뉴욕 증시가 반토막 났던 작년 3월 24일 그는 시장에 “올 여름이 끝나기 전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예측했고 정확히 들어 맞았지요. 하지만 일부에선 “항상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말하는 건 예측이 아니다”고 비판합니다.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 교수(닥터 둠)
방향이 정반대일 뿐 토머스 리와 유사한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영대학원 교수입니다. 항상 시장을 비관한다고 해서 ‘닥터 둠’(Dr. Doom) 또는 퍼머베어(permabear)로 불리지요.
"1월 15일에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할 것"이라고 예언한 루비니 교수의 트윗. 트위터 캡처
루비니 교수의 예측 역시 최근 거의 정확히 들어 맞으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루비니 교수는 이달 초 “비트코인 거품이 15일을 기점으로 꺼질 것”이라고 예언했는데, 날짜가 정확하지는 않았으나 비트코인 가격은 역대급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급락했습니다. 새해 들어 개당 4만2000달러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3만달러 밑으로 깨졌지요.
하지만 루비니 교수의 탁월한 식견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이는 현지에서도 많지 않습니다. 루비니 교수는 비트코인이 나온 초창기부터, 또 비트코인 가격이 1000달러도 되지 않았을 때부터 줄기차게 폭락을 예상했기 때문이죠. “고장난 시계도 하루 두 번은 맞는다”(a broken clock is right twice a day)는 반응이 나왔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과거 한국에서도 자칭 부동산 정책 전문가가 10년 넘게 ‘시장이 급락할 것’이라고 외치다 투자자들의 조롱 대상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선대인)
출처 : 21/1/25.한경 조재길 특파원
0. 애플·MS·테슬라…다음주 실적 발표에 쏠린 눈
26일 MS·GE, 27일 애플·테슬라·페이스북
'바이든 규제' 앞둔 기술기업 성적표 공개
새 정부는 첫날부터 "친환경·반이민 역점"
미국이 대형 기술기업들이 작년 4분기 실적을 다음주에 일제히 공시한다. AP연합뉴스
미국 나스닥 증시에 상장돼 있는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인텔의 주가는 21일(현지시간) 개장 직후만 해도 어제보다 약세를 보였습니다. 이날 장 마감 후 작년 4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었지만 시장 기대치에 부응할 지 확신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주가는 오후부터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하더니 장 마감 직전인 3시50분 주당 63.95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전날 종가(58.67달러) 대비 9% 급등한 겁니다. 결국 종가는 6.46% 오른 주당 62.46달러였습니다.
장 마감 후 발표된 인텔의 작년 4분기 실적은 역시 ‘어닝 서프라이즈’였습니다. 미 투자자들이 가장 중시하는 주당순이익(EPS)은 1.52달러로, 시장 예측치(1.10달러)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매출 역시 같은 기간 200억달러로, 전문가 전망(174억달러)을 상회했지요.
PC 판매 호조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 덕분입니다. 인텔은 이와 함께 현금 배당을 5%(주당 1.39달러)로 확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인텔이 막상 실적을 발표한 뒤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되레 1.5%가량 하락하고 있습니다.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증시 격언 그대로입니다.
작년 증시는 대형 기술기업, 즉 빅테크가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가총액이 큰 기업 주가가 더 뛰는 기현상이 연출됐습니다. 그런 빅테크 기업들이 다음주에 작년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줄줄이 내놓습니다.
한국의 ‘서학 개미’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테슬라도 성적표를 공개합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년 간 10배가량 뛰었지요. 테슬라 실적에 대한 시장의 추정은 긍정적입니다. 작년 4분기 EPS는 처음으로 1.0달러를 넘었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하지만 단기간 주가가 너무 많이 뛴 게 부담입니다. 이 회사 PER(주가수익비율)은 1674배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식’이란 수식어가 붙습니다.
다음주엔 작년 4분기 경제 성장률 발표가 예정돼 있습니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 나설 계획입니다. 하지만 빅테크 실적 및 주가 동향에 더 큰 관심이 쏠릴 전망입니다.
아래는 오늘 아침 한국경제TV ‘굿모닝 투자의 아침’과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질문1> 어제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듯, 3대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었죠. 오늘 미 증시에서 특징적인 부분이 있다면.
다우와 S&P 500, 나스닥 등 3대 지수는 혼조세를 보이다 대체로 소폭 상승 마감했습니다. 특히 나스닥은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인텔과 애플 등 대형 기술기업들이 장세를 주도했습니다.
새 정부의 공식 출범과 함께 1조9000억달러에 달하는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컸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코로나 대응에 적극적인 만큼 경제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작년 12월의 신규 주택 착공 실적은 14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고, 1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제조업 지수도 급등했습니다. 다만 그동안 증시가 단기간 많이 뛰었던 데 따른 가격 부담이 추가 상승 탄력을 떨어뜨린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질문2> 바이든은 역대 대통령 중에서 취임 첫날을 가장 바쁘게 보내지 않았나 싶은데요, 행정조치만 17건에 서명했던데 주요 내용을 정리해 주시죠.
어제 정오에 취임식을 열었는데 5시간만에 행정명령에 무더기로 서명했습니다. 행정명령은 의회의 입법 절차 없이 법에 준하는 효력을 낼 수 있는 수단입니다. “총체적 위기 상황에서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게 이유입니다.
대부분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을 원점으로 되돌리거나, 향후 역점을 두고 추진하기 위한 정책의 첫 단추들입니다.
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 부부. 로이터연합뉴스
우선 코로나 대응 서류에 맨 처음으로 서명했습니다. 전염병 사태를 극복하는 게 국가 재건의 첫 걸음이란 겁니다. 향후 100일간 연방정부 건물에선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습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복귀와 인종 평등권 보장을 지시하는 서류에 사인하는 장면도 TV 화면으로 생중계됐습니다. 특히 파리협약 재가입은 환경 중시 정책으로의 대전환을 의미한다는 평가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反)이민 정책을 폐기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습니다. 멕시코 국경 장벽을 짓기 위해 선포됐던 비상사태 효력을 중단시켰습니다. 국경 장벽 건설은 2017년 1월 취임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애착을 갖고 밀어부쳤던 프로젝트입니다.
시리아, 예멘 등 7개 이슬람국가 국민의 입국 금지 조치 역시 무효화했습니다.
▶<질문3> 앞으로 수행할 과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데요.
백악관이 별도로 7가지 국정 과제를 제시했는데요, 첫 임기(4년)에 중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들입니다. 코로나19와 기후 변화, 인종 형평성, 경제, 보건, 이민, 글로벌 지위 회복 등입니다. 이 중 경제 분야에선 불평등 해소와 재정 지원책 제공, 중소기업 활력을 통한 일자리 창출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글로벌 지위 회복 항목도 눈에 띄는데요, 트럼프 재임 기간 중 땅에 떨어진 미국의 위상을 정상화하겠다는 겁니다. 고립주의에서 탈피하고 국제사회에 리더십을 보여주겠다고 했습니다. 이를 위해 민주주의 동맹을 재건하고, 미국의 가치와 인권을 옹호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다만 야당인 공화당은 “바이든이 극좌파 정책에 치우쳐 있다”고 비판해 향후 정치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질문4> 끝으로 투자자를 위한 주요 일정을 정리해 준다면.
다음주도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변화를 지켜보는 기간이 될 것 같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주 말까지 50개 이상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계획입니다. 대부분 미국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조치들입니다.
다음주 나올 가장 큰 경제 지표는 미국의 작년 4분기 성장률입니다. 28일 공개됩니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전 분기 대비로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따지는데, 작년 3분기엔 2분기의 최악 부진을 딛고 33.4% 급증했습니다. 따라서 4분기엔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작년 전체로는 3~4% 역성장했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하루 앞선 27일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틀 간의 정례회의를 마치고 성명을 발표합니다. 제롬 파월 중앙은행(Fed) 의장은 별도 언론 브리핑을 갖습니다.
새 대통령 취임 후 첫 Fed 행사여서 관심이 큽니다만, 새로운 메시지는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존의 통화 완화 정책을 고수하고, 적극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걸 강조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실적 발표도 이어집니다. 한 주간 440여 개 기업이나 되는데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테슬라 등 빅테크 기업들의 성적표를 주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대형 기술기업들의 독과점에 메스를 댈 것으로 전망돼 왔습니다만, 일단 작년 4분기 실적은 상당히 양호했을 것이란 게 시장의 예상입니다.
출처 : 21/1/25.한경. 뉴욕 조재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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