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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현지 시각) 오전

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가 마스크를 벗고

투명 아크릴 판으로 둘러싸인 증인석에 섰다.

2011년 취임한 그는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적은 있지만

법정에 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쿡이 이례적인 법정 출석을 택한 것은 이번 재판이 애플의 캐시카우 중 하나인

앱스토어(애플의 앱 장터) 수수료 모델의 존폐를 가릴 ‘세기의 재판’이기 때문이다.

이날 재판에서 원고인 게임사 에픽게임스의 변호인단은

‘애플이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앱을 깔도록 하고

수수료로 30%를 떼어가는 건 독점권 남용’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러자 쿡은 “우리는 돈이 아니라 이용자를 생각한 것”이라며

“앱스토어가 앱을 검수하지 않으면

난장판이 됐을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4시간 동안 에픽게임스 측의 독점권 남용 주장을 반박하고

때로는 판사와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은 팀 쿡이 판사에게 호소력 있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이번 출석을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 CEO 팀 쿡의 첫 법정 증언

재판의 발단은 지난해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애플·구글의 앱 장터 수수료 정책에 불만을 품어왔던 에픽게임스는

자사의 앱과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들의 총쏘기 게임 ‘포트나이트’서 쓰는 아이템을

낮은 수수료를 받고 판매했다.

애플과 구글은

포트나이트를 앱 장터에서 즉각 퇴출시키며 반격을 가했다.

에픽게임스는 두 회사를 반독점법 위반으로 고소했고,

애플과 에픽게임스 간 재판이 지난 3일 먼저 시작됐다.

소송 전까지만 해도 두 회사는 오랜 밀월 관계를 즐겼다.

애플은 자신들의 세계 개발자 회의에 에픽게임스 경영진을 초청해

게임을 발표할 기회를 줬고

에픽게임스는 대박 게임을 공개하며

아이폰의 창의성을 전세계에 알렸다.

하지만 에픽게임스가 글로벌 게임 업체로 성장하면서

애플에 내는 수수료도 2000억원대에 육박하자,

법정으로 향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판에 나선 쿡 CEO는

애플이 앱스토어를 통해 앱 시장의 질서를 잡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애플은 일주일에 약 10만개의 앱을 검토하고

이 중 4만개를 퇴짜 놓고 있다”며

“이런 절차를 없애면 앱스토어가 해로운 난장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애플이 깐깐한 검수와 통제로 구축해놓은 앱 시장이기 때문에

소비자와 앱 개발자 모두 믿고 안전한 거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 변호인단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에픽게임스가 자체 앱스토어에서 공격적이고

성(性)적인 게임의 유통을 통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판사가 직접 팀 쿡을 심문하기도

재판 말미에는 판사가 직접 쿡 CEO를 상대로

날카로운 신문을 벌였다.

배심원 없이 이번 재판을 단독으로 맡은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는

“왜 아이폰 이용자가 저렴한 요금(수수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문제가 되느냐”고

쿡 CEO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는 “(소비자가) 애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중에서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핵심을 비켜간 것이다.

로저스 판사는

“지난해 연 100만달러(약 11억원) 미만 수입을 올리는 개발자에게

앱 수수료를 줄여주도록 한 결정은 조사를 회피하고자 한 조치냐”고 묻자,

쿡은 “관련 조사가 (그런 결정을 한) 요인 중 하나라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재판의 가장 큰 쟁점은 앱 장터를 어떻게 정의할 것이냐”라고 했다.

애플은 자신뿐 아니라 구글, 소니 같은 회사도 앱 장터를 운영하고 있으니

독점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반면 에픽게임스는 10억명이 넘는 아이폰 이용자는

애플 앱스토어를 강제로 이용하니 독점이 맞는다고 주장한다.

이번 재판은 오는 24일 마무리된다.

하지만 판결은 이르면 8월에야 나올 전망이다.

뉴욕타임스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양 측은 항소할 것이며,

이번 재판은 긴 싸움의 첫 장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출처: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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