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요양원에서 노인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다시 태어나면 어떻게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이었다.
응답자들은 각자 자신이 원하는 대로 답변을 써내려갔다. 그리고 그 많은 글 가운데 공통된 답변이 3가지로 추려졌다.
1935년생 이근후 정신과 박사는 유튜브 <신사임당>을 통해 ‘노인들이 삶의 마지막에 후회하는 3가지’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1위 내 마음대로 살지 못했다.
이번 생은 ‘남의 마음대로’ 살았으니 다음 생에는 ‘내 마음대로’ 살고 싶다는 응답이다.
직장이나 생업은 경쟁인 만큼 잘해야 한다는 속박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굳이 무언가를 잘 해야 하는 게 아니라면 그만큼 속박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그냥 좋아하면 된다. 반드시 그림을 잘 그려야 화가인가? 아니다,
그림을 잘 못 그려도 내가 좋아하고 즐기면 이미 그 자체로 나는 화가다. 즉, 즐겁게 내 마음껏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고 싶다는 것이다.
2위 맺힌 한을 풀지 못했다.
인간관계에서 감정적으로 맺히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아, 이래서는 안 되겠구나’ 하고 풀어버리면 좋은데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가 아무리 좋은 말을 하더라도 내가 다르게 받아들이면 가슴에 맺히는 말이 된다.
예를 들어 대학에서 ‘결혼과 성’이라는 강의를 했는데 한 학생이 “교수님, 왜 저희에게 결혼을 하라고 강요하세요?"라고 질문했다.
반면 또 다른 학생은 “교수님, 왜 저희에게 결혼하지 말고 혼자 살라고 하세요?" 라고 말했다. 같은 수업에서 똑같은 강의를 들은 두 학생이 각자 다른 식으로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맺힌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에 의해 일어난다. 그래서 사람 관계가 어렵다.
듣고 자신의 감정대로 단정하고 떠나는 사람은 붙잡을 수가 없다. 그래서 다시 태어나면 맺힌 것들을 다 풀면서 살고 싶다는 것이다.
3위 나누며 살지 못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인데 뭐가 아깝다고 쥐고 앉아있었는지 모르겠다는 응답이다. 서로 나누며 살아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죽기 전에 겨우 깨달았다는 것이다.
어떤 환자가 내게 말했다. “나는 다른 사람한테 신세진 적도, 신세를 받은 적도 없습니다." 근데 나를 찾아올 때 버스 타고 왔다더라. 그럼 그 버스에게 신세를 진 것이다.
정당하게 버스비를 냈으니 신세진 게 아니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아무리 버스비가 있어도 운전하는 사람이 없다면, 또 버스가 없다면 버스를 탈 수 없다. 따져보면 우리는 여기저기 신세를 지고 산다. 신세를 경제적으로만 생각해선 안 된다.
젊은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남기고 싶었다. 더불어 젊은이들이 노인들의 이러한 통찰을 통해 ‘아, 나도 이렇게 살아봐야지!’라고 느끼면 좋겠다.
이 나이를 살아 보니 내가 이것을 20대에 알았다면 또 다른 삶을 살았겠구나 싶다. 젊은이들이여, 첫발 내딛기가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자. 젊기 때문에 내디딜 수 있다.
헛디디면 다시 내디디면 된다. 그러니 겁내지 말자. 하다 보면 그게 실패가 아닌, 내 경험으로 쌓인다. 그러다보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출처 : 조선일보 마음건강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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