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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폐지 전 정리매매를 진행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당장 상폐를 앞둔 주식을 사는 사람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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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자분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단어는

바로 '상장폐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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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에 상장된 주식이

매매대상으로서 자격을 상실해 상장이 취소되는 것을

상장폐지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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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해 보유한 주식을

더 이상 주식시장에서 사고팔 수 없게 되는 것이죠.

만약 내가 보유한 주식이 상장폐지된다면?

어휴 생각만 해도 아주 아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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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상장폐지가 결정된 종목은

투자자에게 마지막으로 매매기회를 주기 위해

일정 기간 정리매매를 진행한 후 증시에서 퇴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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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리매매 또한 매매이므로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있어야 성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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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상장폐지가 확정된 주식을 사려고 하는 사람이 있나?"라는

의문을 가지신다면

여러분들은 주식시장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계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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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놀랍게도 정답은 "있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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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매매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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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정리매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정리매매는 상장폐지가 결정된 기업을 대상으로

7거래일간 주식 거래를 진행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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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매매를 두는 이유는

상장폐지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주주들에게

환금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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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이 상장폐지돼 비상장주식으로 바뀔 경우

사고파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손해를 보고서라도 팔고 나오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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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정리매매에 돌입한 기업의 주가는

급락하게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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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리매매가 끝나갈수록 주식 가격은

100원 단위, 혹은 10원 단위까지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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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정리매매가 시작되면 하루라도 빨리 보유 주식을 파는 것이

손실을 줄이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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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은 여기서 생겨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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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폐지가 확정된 주식을 사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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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상장폐지되는 주식을 누가 사기에

매매거래가 이뤄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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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서 매매가 체결되기 위해서는

매수 주문과 매도 주문이 만나야 하는 건데

참 이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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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 주문은

당연히 기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이 내는 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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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하루빨리 청산해

조금이라도 투자금을 회수하고 싶기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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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매수 주문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증시 퇴출을 앞둔 종목을 누가 사들이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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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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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매매 하이에나…단타로 고수익 노리는 '정매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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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상장폐지될 주식을 살 사람이 있을까 하고 생각하기 쉽지만

때론 일반 주식 못지않게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고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때가 바로 정리매매 기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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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것은 정리매매 기간 주가가 오히려 급등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입니다.

대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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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정리매매의 특성을 알아야 합니다.

일반적인 주식은 하루 가격제한폭이 30%로 제한돼 있지만

정리매매는 가격제한폭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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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위든 아래든 무한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입니다.

또 30분 단위로 체결되는 단일가매매방식이 적용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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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여기서 출발합니다.

주가가 크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과

단일가 방식으로 거래된다는 점을 악용하는 세력이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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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매입한 뒤 임의로 주가를 부양하는 사람들입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들을 '정리매매꾼(정매꾼)'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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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매매꾼들의 투자 방식은 이렇습니다.

주식투자 게시판 등에 정리매매를 앞둔 기업에 대해

호재성 소문을 퍼뜨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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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폐지 이후 회사 청산가치가 높다거나

재상장 가능성이 있다는 식이죠.

물론 이런 소문은 대부분 거짓인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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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정리매매가 개시되면

정매꾼들은 매수 호가를 높여

시장에 주가가 오를 것이란 신호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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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마다 한 번씩 거래가 체결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시세 변동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렵고

호가창만 보고 주가를 짐작할 수밖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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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가격에 호가가 몰리면 주가도 실제 급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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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은 추격매매에 나서죠.

정매꾼은 이때 바로 팔고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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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들은 막대한 수익을 챙기고

투자자들에게 물량을 넘기는 방식입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주가는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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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최근 정리매매를 진행한 A사는 첫날 85%, 둘째날 40% 넘게 급락했지만

셋째날에는 70% 넘게 폭등하며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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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상장폐지된 B사는

정리매매 시 주가가 얼마나 큰 폭으로 움직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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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는 정리매매 첫날 주가가 811만9900% 폭등한 바 있습니다.

상장폐지 전 유상감자를 거치면서

1원으로 떨어진 주가가 하루 만에 8만원대까지 치솟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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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시장에선 회사의 주당 가치가

수십만 원대에 달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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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기업에 정매꾼이 개입했다고 확정해 말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일시적 가격 급변동에 따른 시세차익을 기대한

투기성 자금이 몰린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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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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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상장 기대감에 매수세 이어지기도…"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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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이유로는 '회생 기대감'이 있습니다.

당장은 상장폐지되지만

기업이 언제든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여기는 투자자들이

정리매매 중 매수에 나서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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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상장폐지가 된다고 해서

기업이 당장 망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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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존속해 영업이 정상화된다거나,

우량기업과의 인수·합병(M&A)할 경우

증시에 재상장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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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목적으로 일부 투자자들의 경우 정리매매 기간

주식을 매입해 차익을 노린 투자에 나서기도 합니다.

재상장 시 보유하고 있는 지분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기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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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런 투자법에 대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전례를 보면 그 가능성이 높지는 않아

신중하게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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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우리나라 증시 역사상

상장폐지 이후 재상장에 성공한 기업은

손에 꼽힐 정도로 드물고

그 기간도 무척 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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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경영악화로 상장폐지를 겪은 C사는

재상장하는 데 14년이나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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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리바트, 하이트진로도 각각 6년, 7년이란 시간을 감내해야 했고,

만도도 재상장하는 데 10년이 소요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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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주식을 들고 있는 주주들 입장에서는

자칫하면 기약없는 기다림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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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식시장 전문가는

"상장폐지 이후 재상장에 성공한 기업이 있긴 하지만

그 사례가 매우 드물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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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상장을 기대하는 것보다는

애초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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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판다면 누군가는 반드시 사야 합니다.

산 사람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다시 주식을 넘겨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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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리매매에 주어진 거래기간은 단 7영업일,

이 기간이 지나면 주식은 자칫 휴지 조각이 될 수 있습니다.

정리매매를 흔히 '폭탄 돌리기'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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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확천금을 벌 수 있는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는 폭탄을 떠안을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애초 정리매매 종목은 쳐다보지도 않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출처:매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