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쇼트`냐 `돈나무`냐… 둘 중 하나는 틀린다 서브프라임 위기 예견했던 마이클 버리, 하락에 베팅 테슬라 풋옵션 6천억 매수 작년 ETF 신화 캐시 우드는 여전히 최고 투자비중 유지 테슬라, 고점 대비 35% 빠져 미국 민간단체 `애국하는 백만장자들`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회의사당 앞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얼굴과 영화 제목을 패러디한 `나한테 세금을 매길 수 있으면 매겨봐`라는 문구가 적힌 영상을 이동식 전광판에 올렸다. 머스크 CEO는 최근 비트코인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진보 성향 부자 200여 명으로 구성된 이 단체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부자 증세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이날 시위에 나섰다. 전광판에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모습도 등장했다. 역(逆)베팅의 귀재'와 '혁신기업 발굴 여제(女帝)' 간 대결의 승자는 누구일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과 관련해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며 'CEO 리스크'가 부각된 테슬라 주가를 놓고 '서브프라임 사태'를 예견했던 마이클 버리 사이언자산운용 대표와 지난해 상장지수펀드(ETF) 신화를 쓴 ARK인베스트먼트의 캐시 우드 CEO가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인 버리 대표가 테슬라 주가 하락에 대규모로 베팅한 것으로 17일(현지시간) 확인됐다. 버리 대표의 베팅은 늘 시장의 주목을 받는데, 최근 테슬라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움직이 알려져 이목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사이언자산운용은 1분기 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주식보유현황 보고서(Form 13F)에서 테슬라 주식 80만100주의 풋옵션을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풋옵션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파생상품이다. 금액으로는 사이언자산운용 전체 포트폴리오의 약 40%에 달하는 5억3441만달러(약 6050억원)다. 풋옵션 매입 시 주당 가격, 행사 가격, 만기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신고 기준이 된 3월 말 테슬라 주가는 667.93달러였다. 이 같은 풋옵션 존재가 알려지자 테슬라 주가는 하락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는 2.19% 떨어진 576.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 주가는 이달 들어 20% 이상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26일 고점(883.09달러) 대비로는 34.7%(306.26달러) 하락했다. 사이언자산운용이 2분기 들어 풋옵션을 행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주가 수준을 볼 때 상당 수준의 이익을 실현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버리 대표는 테슬라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배경에 대해 "테슬라가 수익 창출을 위해 규제 크레디트(탄소배출권)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 신호"라고 언급했다. 테슬라는 1분기에 탄소배출권 판매로 5억1800만달러의 이익을 실현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46%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버리 대표는 점점 더 많은 자동차 메이커들이 자체적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게 되면 테슬라의 이 같은 수익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주가 하락에 베팅했다. 실제로 글로벌 자동차그룹인 스텔란티스(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엥(PSA) 합병 기업명)는 테슬라의 탄소배출권을 더 이상 사지 않기로 했다. 사이언자산운용의 1분기 말 주식보유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알파벳은 8만주(1억6549만달러), 페이스북은 55만주(1억6199만달러)의 콜옵션을 추가했다. 기술주 가운데서도 테슬라만 주가 하락에 베팅한 것이다. 버리 대표의 이런 결정은 지난해 ETF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며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던 우드 CEO의 행보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ARK인베스트먼트의 대표 ETF인 ARK이노베이션ETF(ARKK)는 여전히 테슬라를 가장 높은 비중으로 보유 중이다. 이날 기준 ARKK에서 테슬라 비중은 10.18%이며, 평가액은 20억477만달러다. 이날 ARKK 종가는 103.31달러로 지난 2월 고점 대비 35% 가까이 하락했다. ARK의 또 다른 펀드인 ARK넥스트제너레이션인터넷ETF(ARKW) 역시 포트폴리오에서 테슬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10.4%에 달한다. 평가액은 5억1948만달러다. ARKW는 이날 127.31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지난 2월 고점 대비 32% 하락했다. '돈나무'라는 별명을 가진 우드 CEO는 최근 기회가 있을 때마다 "테슬라는 전기차 회사라기보다 차량 공유 플랫폼이라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가는 300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 분석 커뮤니티인 '시킹알파'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테슬라 목표주가 평균은 673.13달러로 현 주가보다 100달러 높은 수준이다. 30명의 월가 애널리스트 중 중립 의견을 제시한 애널리스트가 10명(33.3%)으로 가장 많다. 적극 매수 9명(30%), 매수 3명(10%) 등 매수 의견 못지않게 매도 6명(20%), 적극 매도 2명(6.7%) 의견도 적지 않다.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버리의 길을 따르고 있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이달 들어 17일까지 2966만달러를 순매도했다. 서학개미들이 테슬라에 대해서 순매도에 나선 것은 2019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술, 전기 상용차 개발 등 새로운 분야에서 다시 경쟁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투자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0. 기술주 줄줄이 급락…서학개미 '잔인한 5월'
줄줄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와 대형 기술주 낙폭이 커진 탓이다. 특히 서학개미들이 레버리지 3배를 추구하는 '고위험·고수익' 투자상품을 집중 매수하면서 손실폭도 그만큼 커졌다. 투자 시련을 겪고 있는 서학개미들은 '5월에 팔고 떠나라'는 월가 격언을 새삼 되새기며 주춤한 모습이다. 미국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스'(SOXL)는 이달 1~17일(현지시간) 수익률 -15.72%를 기록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SOXL은 같은 기간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1위(9079만달러)와 매수 2위(3억7037만달러)에 오른 상품이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를 대표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와 인텔·엔비디아 등 미국 주요 반도체업체 주가를 3배로 추종한다. 전 세계 반도체 부족 사태 속에서 미·중 반도체 주권 갈등이 불거지면서 수익률이 뒷걸음질했다. 한국 투자자 순매수 2위와 3위에 오른 최대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 아마존과 프로셰어스 울트라 프로 QQQ ETF(TQQQ)의 이달 수익률도 각각 -5.68%, -12.36%로 저조했다. 특히 TQQQ는 아마존 등 나스닥 우량 기술주 100개 종목으로 구성된 나스닥100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고위험·고수익 투자상품이다. 이달 매수 1위(6억3681만달러)를 지키고 있는 테슬라의 수익률은 -18.69%로 역시 크게 떨어졌다. 2위 SOXL과 3위 애플에 이어 4위를 차지한 상장지수증권 '몬트리올 은행 마이크로섹터스 FANG 인덱스 3X'(FNGU)도 -19.81%에 달하는 낙폭을 그렸다. FNGU는 애플·아마존·테슬라 등 나스닥 대형 간판주 주가를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월가에서는 펀드스트랫과 골드만삭스 등이 앞다퉈 나스닥 대형 기술주에 대한 매도 의견을 내고 있다. 앤드루 볼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원자재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현상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으며 단기적으로 연간 물가 상승률이 5%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5월엔 떠나라' 격언 현실되나…월가 "S&P500 6% 빠질 것" 美증시 돈묶인 서학개미 불안 지난달 매수규모 15조로 뚝 뉴욕 증시에서 '5월에 팔고 떠나라'는 월가 격언이 주목받는 가운데 올해 말에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지금보다 6% 이상 더 떨어질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 서학개미가 집중적으로 투자해 온 대형 기술주 주가가 급락하면서 올해 4월 이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세도 1분기보다 줄어드는 분위기다. 17일(현지시간)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수석전략가는 고객 메모를 통해 "올해 말 S&P500 지수는 4000을 넘기기 힘들 것이며 목표치를 3900으로 설정한다"면서 "변동 장세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시장 등락이 있겠지만 4000을 넘기는 시기는 내년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금까지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강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잠재적인 이윤(마진) 압력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윌슨 수석전략가는 2022년 6월에 S&P500이 4225를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5월 1~17일 국내 투자자들이 네 번째로 많이 순매수(2870만5552달러)한 종목은 S&P500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SPDR다. 지난달 중순 이후 뉴욕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세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 결제 규모는 석 달간 월평균 금액이 약 216억달러(약 24조원)였지만 4월 들어서는 132억달러(약 15조원)에 그쳤다. 3월 매수액(213억달러) 대비 38%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 1~17일 매수 금액은 60억8909만달러다. 순매수 금액 기준으로도 최근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주춤해졌다. 올해 1분기 석 달간 월평균 순매수액이 약 34억달러인 반면 4월은 21억달러다. 이달 순매수 금액이 1억8243만달러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학개미들의 이달 상위 매수 종목 수익률도 여의치 않다. 1~17일 테슬라 주가는 18.6% 급락하면서 고점(1월 26일 883.09달러) 대비 34.7% 낮아졌다. 테슬라는 같은 기간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매수 1위에 여전히 이름을 올렸지만 2967억달러를 순매도한 상태다. 아직 5월이 남아 있긴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이 테슬라 주식을 순매도한 것은 월간 기준 2019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투자자들은 원자재 상품과 일반 기업 주식을 두고 매매 저울질에 나섰다. 매수를 한다면 현재로선 '탈코로나 시대' 경제 회복 분위기에 맞춰 금융주와 소재 주식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톰 리 펀드스트랫 글로벌증시 선임전략가는 "기술주보다는 산업재·에너지·금융 부문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낫다"고 언급했다. 펀드스트랫과 윌리엄블레어 투자은행은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기업이자 해상 풍력 수혜주로 제너럴일렉트릭(GE)에 주목했다. 다만 해당 종목은 주식 병합 이슈가 있어 이를 전후해 주가가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 한편 모건스탠리는 생명보험사인 링컨내셔널에 주목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미국 내 40대 이상 성인 사이에서 생명보험 가입 열풍이 부는 등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0. 가상화폐는 거품…터진 뒤엔 진짜가 온다"
"지금 가상화폐 붐은 버블이다. 버블이 터진 뒤 혁신적 가상화폐 세계가 열릴 것이다. " 핀 브런턴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UC데이비스) 과학기술학과 교수는 18일 매일경제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버블론'을 제기했다. 브런턴 교수는 가상화폐에 대해 사적으로 깊이 있게 분석한 책 '디지털 화폐' 저자로 관련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다. 브런턴 교수는 "확실히 말할 수 있는 점은 현재 가상화폐 붐은 우리가 예전에도 보아왔던 투기적 버블이라는 것"이라며 "버블이 터지면 많은 사람이 큰돈을 잃어버리게 되고 엄청난 후폭풍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브런턴 교수는 버블이 터진 뒤 가상화폐는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명실상부한 산업과 기술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버블 붕괴는 가상화폐를 투기의 대상이 아닌 실질적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적인 가상화폐 시스템을 위한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가상화폐는 인류가 현금을 대신할 디지털 대응물을 만들어온 지난 50년간의 노력 끝에 나온 가장 인기 있고 성공적인 해법"이라고 평가했다. 왜냐하면 가상화폐는 디지털 데이터로 전송은 가능하지만 복사는 불가능한 어려운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브런턴 교수는 가상화폐가 실제 화폐로 쓰이기 위해서는 가상화폐에 대한 신뢰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디지털 데이터의 가치를 사람들에게 확신시켜야 한다"면서 "사람들이 채굴하고 저장하며 이것을 법정통화로 사들이고 거래에 사용하면서 '신뢰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이 바로 데이터의 신뢰를 검증할 수 있는 도구"라면서 "블록체인이 적용되는 분야는 가상화폐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 연산, 물류, 지식자산 소유 방식, 데이터 진위 판별 등 무궁무진한데 불행히도 지금은 가상화폐 투자 광풍에 가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브런턴 교수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CBDC)가 나온 뒤에도 가상화폐가 함께 공존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인류 역사의 대부분 시간 동안 계급과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종류의 화폐를 써왔다"며 "미래에는 다양한 종류의 전문화된 디지털 화폐 시스템이 등장해 목적마다 서로 다른 화폐로 거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브런턴 교수는 금융위기가 찾아오면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냉각되면서 살아남는 코인과 그렇지 못한 코인으로 갈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조악하게 설계됐다…신뢰 쌓은 새화폐가 대체할 것" '가상화폐 권위자' 핀 브런턴 UC데이비스 교수 인터뷰 비트코인 만든 블록체인기술 클라우드·보안·지재권인증 등 활용분야 무궁무진하지만 투자광풍에 가려져있어 아쉬워 가상화폐는 아직 사치재 성격 채굴과정에 비효율·낭비 과도 당초 화폐기능과도 맞지 않아 미술시장처럼 지속될수는 있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18일 오후 3시 기준 1비트코인은 5497만원에 거래되며 전날보다 가격이 소폭 상승한 가운데 이날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전광판에 시세가 안내되고 있다. [김호영 기자] 가상화폐 부문 세계적 대가인 핀 브런턴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캠퍼스(UC데이비스) 과학기술학과 교수(사진)가 18일 매일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시가총액 1위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대해 조악하게 설계됐으며 열풍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더 나은 기술을 가진 코인이 비트코인을 대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브런턴 교수는 또 최근 각광받고 있는 대체불가토큰(Non―Fungible Token·NFT)은 사람들의 믿음과 희망에 그 가치를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투기 대상'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가상화폐는 어떤 가치가 있나. ▷그 자체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이건 다른 종류의 화폐 역시 마찬가지다. 화폐 가치가 있다는 상호 간 믿음이 있고, 이를 거래하는 습관이 생기고 실제 사용되면서 시간이 지나 지불수단으로 받아들여진다. 가상화폐는 인류가 현금을 대신할 디지털 대응물을 만들려는 50년간의 노력 끝에 나온 가장 인기 있고 성공적인 해법이다. ―어떤 점에서 그런가. ▷가상화폐는 가상의 데이터가 가치가 있는 것이 되기 위한 도전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예컨대 컴퓨터는 '복사 기계'다. 디지털 세계에 있는 데이터를 생산·전송하고 복사할 수 있다. 만약 가상화폐가 복사될 수 있으면 이를 거듭해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데이터가 전송 가능하지만 희소한 동시에 복사를 불가능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건 극도로 어려운 작업인데, 이걸 해결해주는 하나의 해법이 가상화폐다. ―기술적 요건이 갖춰졌다고 화폐로 쓰일 수 있을까. ▷더 어려운 단계가 있다. 이 디지털 데이터에 가치가 있다는 점을 사람들에게 확신시켜야 한다. 사람들이 채굴하고 저장하며 이것을 법정통화로 사들이고 거래에 사용하면서 '신뢰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신뢰를 쌓아 가상화폐의 가치에 합의를 이루는 이야기가 바로 비트코인이 써내려간 서사다. ―가상화폐 미래의 모습은 어떨까. ▷미래에는 다양한 종류의 전문화된 디지털화폐 시스템이 등장해 목적마다 서로 다른 화폐로 거래될 것이다. 사업에 특화된 화폐, 담보로 쓸 수 있는 화폐 같은 식이다. 각각의 화폐는 익명성이 있거나 공동체를 후원하는 등 기능도 있을 것이다. 항공사 마일리지나 신용카드 포인트처럼 말이다. ―비트코인의 가격 전망은. ▷비트코인 열풍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비트코인은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이며 조악하게 설계된 코인이다. 비트코인의 목적도 부적절하다. 비트코인이 미술 시장처럼 지속될 수도 있다. 비트코인에 큰돈을 투자한 일부 부유층이 허구적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나은 기술이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될 것이다. ―최근 뜨고 있는 NFT에 대한 전망은. ▷현재 NFT는 전체 가상화폐 관련 시장을 과열시키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투기 대상일 뿐이다. NFT의 가치는 순전히 사람들의 믿음과 희망에 의존하고 있다. NFT가 고가의 미술품처럼 돈세탁 도구로 사용될 수도 있다. 다만 NFT는 다소 모호하지만 권리를 소유한다는 새로운 개념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한국 정부는 가상화폐에 소득세를 부과하면서 금융자산이나 화폐로 인정하지 않는다. ▷각국 정부는 상충적인 두 개의 정책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중이다. 미래 신기술 산업을 억누르지 않는 동시에 하나의 쇼크가 다른 시스템으로 전염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목적이다. 단속하지 않으면 투기 거품이 일어나고, 거품이 꺼져 모두가 패닉에 빠지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한국이나 미국, 유럽연합(EU)에서 다소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건 양립하기 어려운 목표의 균형을 맞추려고 한 결과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는 어떻게 생각하나. ▷중앙은행 입장에서 CBDC는 훨씬 더 유연하고 정교한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게 해주고 정부가 국민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전달을 간소화해줄 것이다. 하지만 CBDC를 통해 모든 국민의 거래 내역을 감시하거나 통제할 수 있어 도입 시 매우 신중해야 한다. ―CBDC가 발행되면 가상화폐의 매력인 '탈중앙화'를 해치는 것 아닌가. ▷'가상화폐는 탈중앙화된 화폐'라는 전제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다. 현재 가상화폐의 코드와 발전 과정, 채굴과 거래 방식, 발행과 거래 내용이 기록된 디지털 장부나 심지어 가상화폐 보유 방식까지 모두 높은 수준으로 중앙화돼 있다. ―가상화폐의 근간인 블록체인 기술은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까. ▷블록체인 기술은 데이터의 신뢰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도구다. 이를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비단 가상화폐에 그치지 않는다. 클라우드 서비스부터 연산 능력, 물류, 지식 자산을 소유하는 방식, 사람이나 데이터의 진위 판별까지 무궁무진하다. 연구하기에 매우 흥미로운 분야지만 불행하게도 지금은 (가상화폐) 투자 광풍에 가려져 있다.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가상화폐는 어떻게 될까. ▷심각한 금융위기가 찾아오면 가상화폐 시장은 냉각될 것이다. 왜냐하면 가상화폐는 사치재이며 유지되기 위해 저금리 기반 유동성, 관련 인프라스트럭처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상화폐의 사회적·기술적 인프라는 매우 취약하다. 상화폐 중 일부는 살아남고 일부는 죽게 될 것이다. ▶▶He is… 핀 브런턴 교수는 UC버클리에서 학사 학위, 스위스 유러피안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 석사 학위, 스코틀랜드 애버딘대에서 현대사상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시간대와 뉴욕대 교수를 거쳐 현재 UC데이비스 교수로 재직 중이다. '스팸: 인터넷의 비밀스러운 역사' '난독화: 디지털 프라이버시 생존 전략' '커뮤니케이션' '디지털화폐' 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0. 文 반도체 사절단 이끌고 미국간다…조지아 SK 배터리공장 방문
조 바이든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하고 해외 순방 외교를 재개한다. 문 대통령으로선 작년 초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해외 순방인 동시에 2019년 12월 말 한·중·일 정상회담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이후 1년5개월 만이다. 코로나19 이후 첫 정상회담이 바이든 대통령 초청에 따른 한미정상회담인 만큼 한미동맹에 대한 양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대북정책, 백신, 반도체 등 국정 최대 현안을 해결할 기회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길지 않은 방미 기간에 크고 작은 일정만 15개에 달할 정도로 문 대통령이 '강행군'을 펼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백신과 반도체를 양대 축으로 한 경제외교를 '지렛대'로 삼아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화, 쿼드를 비롯한 한미 협력, 한일관계 개선 등 전통적인 외교·안보 사안에서도 협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21일(한국시간 22일 새벽) 한미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양국 간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공조 방안과 해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선 백신 협력과 반도체, 배터리 등 기술 협력이 핵심 의제다. 백신 도입에 대한 반대급부가 반도체와 배터리 투자다. 미국 측에선 중국을 견제하며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기술에서 미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위해 반도체·배터리 부문 세계 최대 기업을 보유한 한국의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번 순방에 삼성·SK·LG그룹의 백신·반도체·배터리 부문 경영진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 이유다. 특히 삼성전자의 대규모 대미 투자가 있을 것이란 전망과 함께 SK이노베이션 역시 현지 합작사 설립 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뒤 22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방문한다. '반중 연대'에 방점을 둔 미국 주도의 '쿼드' 역시 백신과 신기술 협력을 매개로 한국이 선별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인도 등 쿼드 국가들은 지난 3월 첫 정상회의에서 백신, 신기술, 기후변화 등 3개 분야 협력을 선언하고 각각 워킹그룹을 구성한 바 있다. 전면적인 쿼드 참여에는 한중 관계를 고려해 난색을 표해 온 정부로서도 백신과 기술 협력에 한정된 참여는 부담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기술 협력과 쿼드에 대한 협조를 통해 한국은 미국에서 백신과 함께 한반도 문제에 대한 보다 진전된 해법을 받아내길 기대하고 있다. 임기가 1년 남은 문 대통령으로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시동을 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20일 오후 미국 의회를 찾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하원 지도부와 간담회에서도 미국 정부는 물론 의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당부할 것으로 관측된다. 21일 오전 정상회담에 앞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도 면담할 예정이다. 이미 미국이 '싱가포르 선언'을 계승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문 대통령은 부담이 한결 줄어든 상태다. 한반도 비핵화를 비롯해 평화 정착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 접근과 문 대통령이 강조해 온 종전선언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지도 주목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번 미국이 외교를 통해 해결하고, 미·북 간 양자 대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북한이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는 발표가 나온 상태"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첫 번째 공식 일정은 20일 워싱턴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21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에는 한국전쟁기념관에 새로 건립되는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 참석한다. 0. 삼성, 차세대 전력반도체로 비메모리 초격차 만든다
전력 사용을 최소화하는 전력관리반도체(PMIC) 신제품을 공개했다. 지난 11일 세계 최초로 차세대 D램 메모리 기술 표준을 공개한 삼성전자는 일주일 만에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의 한 분야인 PMIC 신제품까지 선보이면서 반도체 산업 전 분야에서 리더십을 확대하고 있다. 18일 삼성전자는 기업용 PMIC 2종(S2FPD01·S2FPD02)과 PC용 PMIC 1종(S2FPC01)을 선보였다. 제품은 오는 4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PMIC의 상위 개념인 전력반도체는 스마트폰이나 전기자동차 등의 전자기기에서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사람의 몸에 피를 공급하는 심장에 비견될 만큼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핵심으로 꼽히는 부품이다. 최근 전자기기 성능이 고도화되고 전기자동차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전력반도체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전력반도체 시장이 연평균 6.1%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253억달러(약 28조6000억원)였던 전력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4년 320억달러(약 36조2000억원)로 성장해 모바일 D램 시장(298억달러) 규모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반도체의 일종인 PMIC는 전자기기에서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전압과 전류를 조정하고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전자기기의 내부 회로를 제어해 전자기기가 사용되는 상황별로 최적의 전력을 공급하는 '스마트 반도체'로 볼 수 있다. PMIC는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약 21%)을 차지한다. 옴디아에 따르면 PMIC 시장은 올해 54억달러(약 6조원)에서 2024년 69억달러(약 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앞서 2010년 PMIC사업에 진출하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제품과 PC, 게임기 등에 적용하는 제품을 생산해 왔다. 신제품은 DDR4에 비해 2배 이상 성능을 끌어올린 DDR5 D램 시장을 겨냥해 설계됐다. PMIC를 외부의 별도 기판에 탑재하던 DDR4와 달리 DDR5 D램부터는 PMIC를 D램 모듈 기판에 직접 탑재한다. PMIC와 D램이 하나의 모듈에 위치하기 때문에 전원을 안정적이고 빠르게 공급할 수 있어 메모리 성능이 높아지고 오작동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조장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마케팅팀 상무는 "삼성전자는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PMIC에서 쌓은 설계 기술력과 노하우를 데이터센터, 기업용 서버와 PC 등에 탑재되는 DDR5 D램 메모리 모듈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0. 토스증권 돌풍'…비바리퍼블리카 3천억 투자유치 추진
투자 유치에 추가로 나선다. 토스증권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는 최근 투자 유치에 나서기 위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를 주관사로 선정했다. 투자 유치 목표 규모는 약 3000억원 안팎으로 전망된다. 참여를 희망하는 투자자가 많아지면 투자 규모가 커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시장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JP모건과 투자 유치 작업을 검토했으나 최근 주관사를 교체했다"며 "글로벌 벤처캐피털 위주로 투자 참여를 고심 중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유치 자금을 토스증권에 중점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토스증권은 지난 3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오픈한 이후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는 중이다. 지난달에는 '주식 1주 선물받기 이벤트'를 진행해 5일 동안 170만개의 신규 계좌 개설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토스증권은 오는 20일까지 첫 계좌 개설 고객에게 주식 1주를 지급하는 '주식 1주 선물받기' 2차 이벤트를 연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2월 공식 출범한 토스증권은 MTS 출시 1개월 만인 지난달 16일 주식 계좌 200만개를 달성했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과정에서 운영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토스증권은 자본금 320억원으로 출발했으나 몇 차례 증자를 거쳐 570억원(1분기 기준)까지 늘었다. 시장에서는 토스증권이 계속해서 몸집을 불려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이번 투자 유치로 5조원 이상의 몸값을 인정받기를 원하고 있다. 매출액이 급증했을 뿐 아니라 영업적자 폭도 줄었기 때문이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20년 매출은 3898억원으로 직전 연도 대비 약 3.3배 증가했다. 영업손실도 1154억원에서 725억원으로 37.1%가량 줄어들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8월 세쿼이아차이나, 클라이너퍼킨스, 알토스벤처스 등에서 2060억원을 유치하며 3조1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지분 100% 기준)를 인정받은 바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로 알려진 스타트업이다. 앱 운영 업체를 넘어 종합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보험(토스인슈어런스), 증권(토스증권), 전자결제대행(토스페이먼츠)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 중인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2019년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만큼 연내에 은행업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다음달 정례회의에서 토스뱅크 본인가 안건을 상정하기에 앞서 막바지 점검 중이다. 0. 방역 모범국 대만 어쩌다 "한달간 외국인 입국 금지"
코로나19 백신 접종 격차가 벌어지면서 미국과 동남아 국가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19 백신 성인 접종률을 60%까지 끌어올렸다. 대유행 시작 이후 미국 50개 모든 주에서 확진자도 처음으로 감소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대유행 시작 이래 처음으로 오늘 확진자가 모든 주에서 감소했다"며 "코로나19 사망자도 지난해 4월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일주일 전 3만1000명에서 2만8000명대로 감소했다. 백신 접종이 더딘 동남아에서는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에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대유행 초기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했다고 평가받던 대만, 싱가포르 등에서 연이어 지역감염 사례가 나왔다. 자가격리·검역 조치를 완화하려던 이웃 나라들도 문을 닫아걸었다. 대만은 19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한 달간 외국인의 대만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고 대만 매체 타이베이타임스가 보도했다. 유효한 외국인 거주 증명서나 거주 비자를 소지하지 않으면 대만에 입국할 수 없다. 사실상 모든 사업·관광 목적의 방문이 금지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17일 기준 대만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335명 나왔고 이 중 333명이 찻집, 순례여행, 도박장 등을 통해 감염됐다. 지난 3일간 확진 사례 719건이 보고됐는데, 지난 1월 말 지역감염 건수의 10배에 달하는 수치다. 전체 누적 확진자는 2017명으로 늘었다. 대만은 18일부터 2주간 모든 학교에도 휴교령을 내렸다. 대만은 최근 한 찻집에서 150명 이상이 감염되면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백신 공급이 하반기에 집중돼 백신 접종 속도도 느리다. 홍콩·싱가포르 간 여행 시 검역을 완화하는 트래블버블도 무기한 보류됐다. 홍콩은 21일부터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케냐, 네덜란드에서 온 백신 미접종자가 입국하면 21일 동안 지정 호텔에서 격리하도록 입국요건을 강화했다. 출처:매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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